꽉 찬 병상·쏟아지는 확진자…위드코로나 3주차 '위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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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1.11.16. 오전 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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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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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중환자 병상 80% 육박…권덕철 "아슬아슬한 상황"
중환자 병상 회전율 높이고, 부스터샷 적극…"추이 지켜봐야"
14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역광장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임시 선별검사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사를 위해 줄 서 있다. 2021.11.14/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정부가 한국형 위드코로나인 단계적 일상회복을 시행한 지 2주가 지났을 뿐인데 방역 상태를 나타내는 지표들은 위험신호를 보내고 있다. 확진자 확산은 이미 예상했던 것이지만 일상회복 단계에서 중요한 지표인 위중증 환자·사망자 발생 속도도 예사롭지 않다. 여기에 중환자 병상 부족 사태까지 사방에 적색등이 켜진 상황이다.

특히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유행은 좀처럼 떨어질 기미를 보이고 있지 않다. 확진자 발생이 점점 증가하면 단계적 일상회복 2단계로 넘어가는 것은 더욱 쉽지 않아 보인다.

15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2006명(국내 발생 1986명) 발생했다. 주말 진단검사량 감소 효과로 확진자가 비교적 감소했음에도 2000명대 확진자다. 월요일 통계 기준으로는 추석 연휴 직후 확진자가 늘었던 9월27일 2391명 이후 역대 두번째로 많은 규모다. 추세를 고려하면 주말 효과가 종료되는 수요일(17일) 이후 확진자는 이전보다 더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수도권 지역발생 확진자는 위드코로나 이후 전국 대비 80% 비중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7월 시작된 4차 유행 초기에는 한때 수도권 비중이 50%대까지 떨어지기도 했지만, 인구 밀집도가 높은 탓에 수도권 확진자는 20일 연속 네 자릿수대를 기록 중이다.

위중증·사망자 발생 상황도 심각하다. 이달 들어 증가세를 보이던 위중증 환자는 열흘 연속 400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11월 누적 사망자는 266명으로 아직 보름 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8월(190명)·9월(196명) 한달간 누적 사망자 숫자를 크게 뛰어넘었다.

권덕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15일 중대본 회의에서 "위중증 환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누적됨에 따라, 특히 수도권의 감염병 전담병상과 중환자 치료병상이 아슬아슬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지난주 "아직은 여력이 있다"고 밝혔던 정부 입장에서 사뭇 달라졌다.

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수도권의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76.4%(서울 78.6%, 인천 78.5%, 경기 73.0%로 집계됐다. 정부가 비상계획 실시 기준으로 제시한 75% 수준을 넘어섰다. 전국 기준으로 보면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62.1%다.

위드코로나는 높아진 접종률을 기반해 확진자 발생이 늘어나더라도 방역을 완화하는 것이 골자다. 대신 위중증 환자·사망자 규모에 방역 기준을 두는 것이다. 그러나 병상 여력이 이처럼 부족하고 위중증 환자도 증가하면 추가적인 방역 완화 기대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단계적 일상회복은 4주간 시행하고, 2주간 상황을 평가해 6주 단위로 다음 단계 진행 여부를 판단한다. 관련 위험도 평가 지표는 오는 18일 발표하고, 평가 결과는 다음주부터 공개될 예정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지난 1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상황이 나빠질 경우 "1단계를 지속하거나 조치를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속도 조절 가능성을 시사했다.

일단 정부는 상태가 좋아진 환자는 빠르게 다른 병원으로 옮기는 '스텝다운'으로 중환자 병실 회전율을 높이고, 경기도에 중환자 중에서 충청권 이남으로 이송이 가능한 환자들은 미리 이송해 수도권 병상의 여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이창준 중수본 환자병상관리반장은 15일 브리핑에서 "중환자뿐 아니라 병원-생활치료센터-재택치료 간 병상 효율화를 위해 이송이 중요한 상황"이라며 "이송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최근 확진자 발생은 초기에 접종받았던 고령층에서 늘고 있는 만큼 추가접종도 적극 나선다. 박향 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현재 확산이 주로 면역력이 떨어져 있는 분들을 중심으로 돌파감염이 생기고 있다"며 "돌파감염을 막고 면역력을 최대한 더 높여주기 위해 추가 접종을 더 많은 사람이 받게 하는 데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재훈 가천대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위드코로나 이후 "확진자 증가 추세는 예상 범위 안에 있다. 그러나 중환자, 사망자 증가 속도가 빠르다는 것이 문제다. 백신의 예방 효과가 요양병원 등에서 감소하고 있는 것에 기인하는 것이 크다"며 "중환자 병상 확보와 추가접종 등 단계적 일상회복을 집중해야 하는 시기다. 이번 주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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