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센트·'회계부정 의혹' 아이치이 등
중국 기술주만 66억 달러 어치 매도
中 바이두·알리바바·넷이즈 출렁이고
GSX테처두 ↓42%·아이치이↓ 13%
美 언론CBS·디스커버리 주식도 처분
매도 압박 몰린 헤지펀드 관련 가능성
中 '애국보이콧' 시달린 글로벌 기업
뉴욕증시선 '차이나 리스크' 재부각
골드만삭스는 이 날을 포함해 최근 미국 대형 미디어·중국 대형 기술주 위주로 총 350억 달러어치를 블록 트레이드 형식으로 팔았다. 블록 트레이드란 매수자와 매도자가 증시를 통하지 않고 따로 만나 협상한 후 양자간 매매를 하는 것으로 대량 매도·매수가 이뤄진다.
블룸버그는 기존에 모건스탠리가 관리하던 비상장 주식들도 골드만삭스가 정체를 알 수 없는 주주들을 대신해 블록 트레이드 형식으로 대부분 내다 팔았다고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다. 시장 데이터에 따르면 매도 한 건당 10억 달러가 넘는 대형 거래도 포함됐는데 개인이 세운 소규모 법인 소유 주식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시장에서는 헤지펀드나 가족 소유 투자 페이퍼컴퍼니가 자금 압박에 내몰려 주식을 대거 처분한 것 아니냐는 예상이 떠돌고 있다. CNBC는 그간 엄청난 레버리지를 일으켰던 아키고스 캐피털 매니지먼트가 마진콜을 맞이하면서 자금 마련을 위해 보유 주식을 대거 처분한 것으로 보고 있다. IPO엣지는 최근 아키고스와 관련된 대형 투자은행들이 비아콤CBS와 디스커버리 주식을 매도한 바 있다고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다.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아키고스 측은 업계 추측과 외신 보도에 대해 논평을 거부한 상태다.
아키고스는 타이거아시아 헤지펀드 출신 빌 황이 세운 패밀리오피스 투자사다. 레버리지를 많이 일으켜 주로 통신·미디어·기술(TMT) 분야에 주력해왔다. 패밀리오피스란 개인이 특정 가족 자산을 운용하는 투자 회사다.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빌 황은 어린 시절 한국인 전도사 부모를 따라 미국 라스베이거스로 이주한 한국계 투자자다.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지난 1월 말~2월 초 뉴욕증시에서 '미국 비디오 게임업체' 게임스톱과 '최대 영화관 체인' AMC 를 중심으로 부각된 공매도와의 전쟁에서 공매도 포지션을 취했던 헤지펀드들이 대거 손실을 입은 것을 만회하기 위해 보유했던 대형주를 대거 매각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 바 있다. 특히 지난 19일 뉴욕증시 '네 마녀의 날'(개별 종목·지수의 선물·옵션 만기일이 겹치는 날)을 전후해 시장 변동성이 커질 것이며 이달 후반부로 접어들 수록 헤지펀드를 비롯한 기관투자자들의 '분기 리밸런싱'(분기별로 운용 자산 포트폴리오 비중을 조정하기 위해 주식 등 보유 자산을 매매하는 것)이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도 있었다. 여기에 더해 지난 달 말 이후 미국 경제회복·기대 인플레이션 상승 우려 속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급등하면서 기술주를 중심으로 한 주가 변동성이 커진 상태다.
다만 미국에 진출한 중국 기업도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올해 1월 뉴욕증권거래소(NYSE)는 차이나모바일 등 중국 대형 통신사 3곳과 중국 해양석유총공사 등 관영 기업을 상장폐지시켰다. 정보 유출·기술 훔치기·인권 침해에 앞장서는 중국 기업들에 미국인 투자를 금지한 도널드 트럼프 전 정부 정책에 따른 조치다. 차이나모바일은 "미국의 조치를 절대 용인할 수 없다"면서 상하이 증시 상장을 준비 중이다. 다만 현재로서도 부정 관행으로 유명한 중국 기업들 투자 리스크는 여전하다. 바이든 정부도 중국 견제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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