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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지난해 11월부터 2019년 1월 6일까지 ‘태양의 서커스 쿠자’의 한국 공연이 열렸다. 언론들은 세계 최고 서커스단의 방한 공연에 대해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태양의 서커스는 그 명성이 높은 만큼 일반의 관심도 지대했다. 태양의 서커스가 화제 몰이를 하고 있던 그때, 대부도 초입에서도 서커스 공연이 진행되고 있었다. 국내 유일의 곡예 공연단 ‘동춘서커스’다. 1925년 목포의 사업가 동춘 박동수 씨가 설립한 동춘서커스단은 우리나라 최초의 서커스단으로 1960~70년대 국내 서커스의 황금기를 이끌었다. 서영춘, 백금녀, 이봉조 같은 당대 최고의 코미디언과 대중음악가들을 배출한 종합 엔터테인먼트 업체였던 동춘서커스는 최초로 설립된 서커스단체인 동시에 이제 우리나라 단 하나뿐인 서커스 공연 업체다. 동춘서커스를 이끌며 서커스 부활의 꿈을 놓지 않고 있는 박세환 단장을 대부도 공연장에서 만나 그의 생각을 들어봤다. Q : 동춘서커스를 설립한 박동수 씨는 어떤 분이셨습니까? A : 사업가였습니다. 1925년 당시 서커스는 큰 구경거리였습니다. 그런데 이게 일본에만 있고, 한국에는 없었거든요. 그래서 박동수 씨가 ‘우리도 만들어 보자’고 해서 만들게 된 거죠. 박 씨의 고향은 목포였으니까 우리나라 서커스의 발상지는 전라남도 무안군이나 목포쯤 되는 셈이지요. 박 씨는 쌀 도매상, 부동산업을 주로 했는데 연극하는 사람들을 불러 모으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서커스단을 조직했어요. 그때는 서커스만 하는 게 아니라 노래, 연극, 마술 등 다양한 공연을 함께 하는 버라이어티 쇼였어요. 유명한 배우, 코미디언들이 동춘 출신인 것만 봐도 알 수 있죠. 남성남, 남철, 서영춘, 백금녀, 이봉조, 장항선 씨 등이 모두 동춘에서 연기를 시작한 분들이에요. 우리나라 대중예술의 원조이자 산실로 볼 수 있는 거죠. 우리나라에는 70년대까지만 해도 서커스단이 15개나 있었어요. 그러다가 90년대에 접어들면서 다섯 개로 줄어들었어요. 지금은 동춘서커스 하나뿐이에요. 제일 먼저 생겨서 제일 마지막까지 남아 있는 셈이지요. 한때는 동물도 가장 많았는데…. 그래도 8년째 성업 중이에요. 그를 만나러 이른 아침 방문한 공연장 앞 입간판에는 평일 2회, 공휴일 4회 공연을 알리는 문구가 붙어있었다. 입간판 안쪽 매표소에서 마주한 그는 나이보다 훨씬 젊어보였다. Q : 박세환 씨와 종씨인데 인척지간인가요? A : 인척 관계는 아니에요. 저는 동춘에서 연극배우, 사회자, 코미디언, 가수를 했어요. 63년 TV가 출현하기 전까지 기대를 한 몸에 받는 유망주였어요. 그러다가 연기자들이 TV가 생기면서 방송으로 빠져나가고 저만 남아 서커스를 지키는 처지가 됐어요. 제가 여러 역할을 하다 보니 차마 빠져나갈 수가 없었던 거죠. 그러던 중 85년에 큰 태풍이 불어와서 무대가 무너지는 사고가 났어요. 당시 박동수 씨의 아들인 박영조 씨가 운영을 하고 있었는데 사고 수습을 하는 와중에 ‘더 이상은 못하겠다’며 손을 들더군요. 그걸 보고 ‘서커스는 대중예술의 산 역사인데 이대로 사라지게 놔둘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어 아파트 세 채 값을 주고 인수해 운영을 시작한 거죠. 그게 벌써 38년 전이고, 단원으로 일하던 시절까지 합치면 50년이 흘렀어요. Q : 동춘서커스에서는 18가지 곡예를 선보인다고 들었습니다. 그게 전부입니까? A : 전 종목을 합치면 서른다섯 가지예요. 1회 공연이 90분인데 열여덟가지만 하면 끝날 시간이 되니까 시간에 맞춘 거죠. Q : 태양의 서커스가 국내에 들어와 공연을 하면서 동춘서커스도 다시 조명을 받고 있습니다 A : 태양의 서커스 입장료는 20만원, 동춘은 1만5000원을 받지만 원천 기술은 비슷해요. 다만 포장할 수 있는 자본이 없다 보니 부가가치를 창출하지 못하는 거죠. 태양의 서커스는 85년 캐나다 정부가 지원을 하면서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해 올해는 매출이 1조 5000억원이나 되는 기업으로 성장했어요. 우리에게 그 돈의 10분의 1만 투자해 준다면 그들보다 잘할 수 있어요. 제가 감독을 하고, 연출을 다른 전문가가 맡아 포장하면 완성도를 높일 자신이 있어요. 서커스는 가장 대중적인 공연예술인데 그동안 아무런 지원이 없었어요. 다행히 국민들의 성원에 힘입어 근근이 유지하게 된 거죠. 아마 1만 5000원에 구경할 수 있는 서커스는 세상에 우리나라밖에 없을 거예요. 그와 인터뷰를 시작하기 전 서커스를 관람했는데 객석에는 나이든 노인들과 초등학생을 데리고 온 학부모들이 섞여 있었다. 600석 자리는 절반 이상 채워져 있었다. Q : 어떤 묘기가 가장 인기를 모으고 있습니까? A : 요새는 생사륜(생과 사의 바퀴라는 뜻)이 가장 인기가 좋아요. 회전하는 대형 구조물 위에서 안대로 눈을 가리고 달리는 등 아주 위험한 묘기에요. 태양의 서커스에서도 같은 걸 하고 있지요. Q : 하루 몇 차례 공연을 하고 있습니까? A : 평일에는 오후 2시, 4시 반 두 차례, 공휴일은 오전 11시, 오후 2시, 4시 반, 7시 등 네 차례 하고 있어요. 공연장 좌석이 600석인데 자리가 모자라 공연 횟수를 늘렸어요. Q : 동춘서커스에서 공연을 하고 있는 곡예사는 모두 몇 명이나 됩니까? A : 겨울에는 40~50명, 봄·가을에는 70명쯤 되죠. 봄·가을철에는 지역축제가 많아 지방 순회가 늘기 때문이에요. 대부도 상설 공연은 그대로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인원이 늘어나는 거지요. Q : 단원들은 모두 한국인들입니까? A : 중국인이 60%를 차지해요. 중국인 단원이 다수를 차지하는 것은 세계 어느 나라든 마찬가지죠. 태양의 서커스도 곡예사 30명 중 25명이 중국인이고요. 한국인 단원이 감소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에요. 동춘서커스가 없어지면 공연 단체 하나가 없어지는 게 아니라 서커스라는 장르 하나가 사라지는 거예요. 노무현 대통령이 살아 계실 때 청와대에 가서 지원을 약속받았는데 정권이 바뀌면서 유야무야됐어요. 지금 현실에서는 서커스 아카데미 설립이 시급해요. 국가나 지자체가 나서서 서커스 아카데미를 만들어 주면 세계에서 손꼽히는 서커스단을 만들 자신이 있어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체중도 가볍고, 동작이 날렵해요. 평양 교예단이 세계 10위 안에 드는 것도 그 때문이죠. 세계적으로 관광산업에 가장 많이 활용하는 공연 장르가 서커스예요. 중국이나 라스베이거스, 평양 교예단, 파리 리도쇼를 보세요. 서커스는 태생적으로 대중성을 갖추고 있어요. 우리나라도 대도시에 서커스 상설공연장을 만들었으면 좋겠어요. 지금 동춘서커스는 1년에 10만 관객을 동원하고 있는데 어떤 공연도 우리만큼 장기적으로 하는 곳은 없지요. Q : 공연장이 대부도에 자리를 잡은 것은 언제부터입니까? A : 2011년 6월부터 대부도에서 공연을 시작해 8년이 됐어요. 보시다시피 대부도 들어가는 초입에 자리를 잡아 제법 잘되고 있어요. 서커스와 인근 식당을 엮어서 오는 관광객이 연간 3만5000명이나 되지요. Q : 대부도는 행정구역상 안산시인데 어떤 계약을 맺고 있습니까? A : MOU를 맺은 후 안산시가 공연장 기반 공사를 해줬어요. 지금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서 지원을 받고 있지는 않아요. 연간 1억원 정도 흑자를 내고 있지만 관람객 수용 태세가 완비된 공연장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아쉬움이 커요. 언젠가는 우리나라 전통무용과 접목한 서커스를 만들어보고 싶기도 하고요. Q : 한곳에서만 오래 공연을 하면 흥행에는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기도 합니다. 예전에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공연을 할 때와는 무엇이 다릅니까? A : 말씀드렸다시피 상설 공연과 지역축제 순회공연을 병행하고 있어요. 축제기간인 4월부터 10월 사이에는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요. 이곳 상설 공연장만 해도 평창, 대구, 청주, 충주, 군산, 광주 등 전국 각지에서 관람객이 찾고 있어요. 한 번 보고 간 사람들이 입소문을 내준 덕분이지요. Q : 가장 어린 곡예사는 몇 살이고, 가장 나이든 곡예사는 몇 살쯤 됩니까? A : 곡예사의 전성기는 체조선수와 비슷해 15~25세 사이예요. 대개 스물여덟 정도 되면 은퇴하지요. 동춘에서 은퇴하면 대기업에서 스카우트를 해가요. 삼성전자, 건설회사 등에서 동춘서커스 단원을 많이 채용해요. 고공 작업이 많은 회사에 입소문이 난 거지요. 수입도 좋아서 한 달에 500만~1000만원씩 받아요. 동춘 출신들이 일 잘한다고 소문이 났대요. 그래서 제가 마음이 놓여요. 단원들이 여기를 나가도 할 일이 있고 돈을 벌어 잘사니까요. Q : 아는 분 중에 동춘서커스단 저글링 박의 팬이 있습니다. 저글링 박은 오늘 안 나왔습니까? A : 저글링 박은 요새 휴가 가서 쉬고 있어요. 겨울에는 난방비 등 지출이 심해서 교대로 공연하고 있거든요. 두 팀이 교대로 하루에 두 번 공연하지요. 동춘서커스는 노동부 지정 사회적 기업으로 주 40시간 근무에 퇴직금은 물론이고, 월 4회 휴무에 더해 연월차를 지급하고 있어요. Q : 곧 창단 100주년입니다. 그때를 대비해서 준비하고 있는 것은 있습니까? A : 서커스 아카데미를 만들고 싶어요. 상설 극장도 만들고 싶고요. 세계 서커스 경연대회도 계획하고 있어요. 정부에서 지원을 해줬으면 좋겠어요. 혼자 하기는 벅차니까요. 인터뷰를 하는 동안 그는 옛 영화에 대한 향수와 이루지 못한 꿈 사이의 간극을 메우려 발버둥 치는 것처럼 보였다. 찬 바람이 부는 겨울 아침 서커스 공연장을 찾은 사람들은 무대 위 곡예사들의 몸짓에 환호하고 손뼉 쳤다. 현실과 꿈, 좁혀지지 않는 두 기둥 사이에 걸린 외줄을 타는 곡예사의 모습이 그의 얼굴 위에 오버랩 됐다. 동춘서커스 동춘서커스는 시대의 변화에 걸맞게 신나는 가무와 기예를 접목하고 짜릿한 스릴을 더한 묘기가 이어지는 아트서커스다. 현재 공연 중인 프로그램은 ‘초인의 비상’으로 1시간 반 동안 스무 가지가량의 다양한 퍼포먼스가 관중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특히 회전하는 대형 구조물 위에서 두 명의 곡예사가 안전장치 하나 없이 아찔한 묘기를 펼치는 ‘생사륜’과 길게 늘어뜨린 붉은색 천을 잡고 날아오르는 ‘공중비천’은 백미로 꼽힌다. 동절기 공연 시간은 평일 오후 2시, 주말 및 공휴일 오전 11시, 오후 2시, 4시 30분이다. 매주 월요일은 쉰다. 관람 요금은 어른 2만5000원, 어린이 1만6000원. 온라인 예매 시 최대 50% 할인된 가격으로 즐길 수 있다. 어른 1만5000원, 어린이 8000원. 경기 안산시 단원구 대부황금로 1432 / 02-452-3112(서울사무소), 010-5442-2315(공연장) / www.circusdc.com 출처 : 청사초롱 글 : 우현석(서울경제신문 객원기자) 사진 : 박은경(청사초롱 기자) ※ 위 정보는 2019년 11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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