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中 자원의존 줄여라”… 韓, 리튬 추출기술-희토류 뺀 전기차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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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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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계 차이나 리스크]
리튬, 국내 산업계엔 ‘아킬레스건’
추출 시간 ‘18개월→며칠’ 혁신 나서
희토류 뺀 모터로 수출 제한 대비
“자원 무기화 시대예요. 자원 수입 국가를 다변화하지 못하면 한국 기업들은 늘 불확실성에 떨 수밖에 없습니다.”

국내 한 대기업 임원은 핵심 원료 생산 기술을 개발하는 배경을 이같이 설명했다. 실제 미중 갈등이 심화하면서 중국은 희토류, 리튬, 니켈 등 자원을 반격 카드로 적극 사용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원자재 공급망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해외 자원 개발에 나서는 한편 생산기술에도 적극 투자하고 있다.

11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리튬의 무역 적자는 50억9000만 달러(약 6조7000억 원)였다. 이 중 중국에서만 60%에 가까운 30억 달러(약 3조9000억 원)의 적자가 났다. 리튬은 이차전지 배터리의 핵심 원료로 중국 의존도가 높은 국내 산업계엔 ‘아킬레스건’이 될 수 있다.

기업들은 이에 호주, 아르헨티나 등의 리튬 업체들과 파트너십을 맺거나 아예 광산에 직접 투자를 하는 방식으로 공급망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특히 아르헨티나 염호와 호주 광산을 확보해 리튬을 생산하고 있는 포스코는 최근 ‘직접리튬추출(DLE)’ 기술도 개발에 착수했다. DLE는 염수(소금물)에서 흡착 등을 통해 리튬을 직접 추출하는 방식을 말한다. 염호에서 소금물을 증발시켜 리튬을 얻는 기존 방식은 추출에 12∼18개월이 걸리지만 DLE를 상용화하면 몇 시간∼며칠 만에도 가능하다. DLE를 ‘게임체인저’라 부르는 배경이다.

미국, 중국, 칠레 등에선 이미 20∼30개의 DLE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일부 중국 업체들은 이미 DLE를 통해 리튬을 대량 생산하면서 글로벌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국내에선 포스코 외에 일부 중소기업들이 기술 개발에 나섰다. 국내 한 중소기업은 DLE 기술을 활용해 신안 앞바다의 리튬 염수에서 리튬을 뽑아내는 공정 개발을 진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리튬 수요가 갈수록 커지는 상황에서 생산 기술 확보는 곧 무기 하나를 얻는 것”이라고 했다.

중국 의존도를 낮춰야 하는 과제는 비단 리튬뿐만이 아니다. 최근 중국 정부가 일부 자국 비료업체에 요소 수출 중단을 지시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온 뒤 국내 산업계 전체가 긴장 상태에 빠졌다. 2년 전 요소수 대란 이후 수입처 다변화를 시도했지만 여전히 대중 의존도가 90%에 이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산업용 요소수의 차량용 전환 등을 시도했지만 환경성이나 품질 등이 아직 입증되지 않았다”며 “수출 제한이 공식화되지 않았음에도 시장이 들썩이는 건 중국 의존도가 그만큼 심각하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아예 희토류를 사용하지 않는 구동 모터를 개발하고 있다. 전기차 구동 모터에는 희토류 영구 자석을 사용한다.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매장량의 약 38%를 가지고 있는 최대 매장량 국가다. 중국이 언제든 희토류 수출 제한에 나설 수 있기에 기술을 통해 리스크를 떨어뜨겠다는 것이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최근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과 핵심 광물 기술 협력을 맺었다. 이들 국가에 풍부하게 매장된 핵심 광물에서 원료(희토류 화합물, 금속 등)를 추출하기 위한 각종 기술을 지원해 공급망을 다양화하기 위해서다. 정부도 소재·부품·장비(소부장) 분야의 핵심 전략 기술 확보를 위해 대규모 예산을 투입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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