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항공기에서 떨어져 숨져"…천신만고 끝 탈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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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1.08.22. 오후 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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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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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아프가니스탄의 유일한 탈출구 카불 공항은 극도로 혼란스러운 상황입니다. 탈출을 기다리다 탈레반 총에 맞거나 탈진해 숨지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는데, 이 혼란을 뚫고 미국에 정말 간신히 도착한 사람들을 직접 만나봤습니다.

워싱턴 김수형 특파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자정을 넘긴 시간, 워싱턴 덜레스 공항 입국장 앞에서 적십자 직원들이 분주하게 구호 물품을 준비합니다.

카불을 탈출한 선발대가 도착한 겁니다.


미국 땅을 밟은 아이들은 생수를 들이켜며 갈증부터 달랩니다.

살아서 다시 만난 가족들은 한동안 부둥켜안고 떨어지지 않습니다.

이들은 카불 공항에 들어가는 것부터 목숨을 걸어야 했습니다.

[마이완드/아프간 피란민 : (카불에서 탈출할 때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이었습니까?) 공항 내부로 진입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제 눈으로 공항 근처에서 사람들이 죽는 것을 봤습니다. (탈레반) 특수부대 등이 사람들에게 총을 쐈습니다.]

카불 공항 내부도 극도의 혼란 상태였습니다.

[마이완드/아프간 피란민 : 1천 명 혹은 그 이상이 공항 내부에 있었습니다. 그들은 카불을 떠나는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700명이 넘는 사람이 한꺼번에 군 수송기를 탔고, 제3국에 도착한 뒤에도 며칠씩 대기한 뒤에야 민항기를 탈 수 있었습니다.


[테일러/미 육군 소장 : 다수의 C17 수송기가 카타르와 독일 사이를 운항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결국은 지난 24시간 내에 3편의 항공기가 덜레스 국제공항에 착륙할 수 있었습니다.]

처음 이륙한 미군 수송기에 매달렸던 사람이 추락하는 충격적인 장면을 직접 목격한 사람도 있습니다.

[사쿠르/아프간 피란민 : 남자아이, 여자아이, 여성, 노인, 젊은 사람 모두 나가서 군용기 안으로 들어가기를 원했습니다. 항공기 어떤 부분이든 붙잡고 매달렸는데 하늘에서 추락했고 결국 숨졌습니다. 저도 그 시신을 봤습니다.]

탈레반을 피해 무작정 공항으로 몰려든 사람들은 생존 그 자체가 목적이었다고 증언합니다.

[앗시아/아프간 피란민 : 탈레반이 사람들이 다가오지 못하게 하려고 총을 쏘고 작은 폭탄을 던졌습니다. (공항에 도착한) 일부는 어떤 서류도 가지고 있지 않았지만, 미국에 오기를 원했습니다. 그들은 살기를 원했습니다.]

(영상취재 : 오정식, 영상편집 : 김호진, 사진제공 : 마이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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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프로필

2003년 SBS에 입사한 김수형 기자는 사건, 기획취재, 노동, 환경, 법조, 뉴스 추적, 방송통신정책, IT, 정당까지 다양한 분야를 두루 경험했습니다. 2019년 1월부터는 워싱턴 특파원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뉴스의 홍수 시대에 시청자들에게 필요한, 시청자들이 볼 가치가 있는 뉴스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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