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단한 내공으로 쥐락펴락하는 소중한 소리판
짧게는 세 시간, 길게는 여덟 아홉 시간까지 오로지 고수의 북 장단에 의존해 판소리를 완창(完唱)한다는 것은 소리꾼에게나 그 자리에 함께하는 관객에게나 특별한 도전이다. 1984년부터 지금까지 매달 이런 도전 의식으로 뜨겁게 달아올랐던 무대가 바로 <완창판소리>이다. 평생 수련을 숙명으로 알고 정진해온 소리꾼과 고수, 그리고 그 노력에 박수를 쳐준 귀명창들이 없었다면 희미하게 사라져버렸을 소중한 소리판. 이번 시즌에 이 귀한 무대에 오를 명창은 조주선, 송재영, 김소영, 안숙선이다. 소리의 이면과 창자, 고수에 대한 친절한 해설도 매 공연마다 곁들여져 소리 듣는 재미에 빠질 수 있도록 돕는다. 인류의 문화유산 걸작으로 칭송받는 판소리에 조금이라도 호기심이 생긴다면 주저 말고 문을 두드려보자.
“일 청중, 이 고수, 삼 명창” - 박동진 명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