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헝다 위기에 한국산 굴착기도 안 팔린다

  • 송고 2021.09.30 10:37
  • 수정 2021.09.30 10:48
  • EBN 이경은 기자 (veritas@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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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국내 건설기계업계의 가장 큰 시장

헝다 위기에 굴착기 판매 빨간불…3Q 실적 ↓

현대건설기계가 최근 중국에서 출시한 굴착기가 출하를 기다리고 있다.ⓒ현대건설기계

현대건설기계가 최근 중국에서 출시한 굴착기가 출하를 기다리고 있다.ⓒ현대건설기계

중국 최대 민영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그룹이 파산 위기에 처하면서 국내 건설기계업계의 현지 굴착기 판매에 빨간불이 켜졌다. 헝다그룹 위기가 중국 건설 경기 침체로 이어지며 판매량이 줄어들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헝다그룹의 부동산 건설 부문은 중국 280여개 도시에서 1300여개 건설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헝다그룹이 파산하게 되면 중국의 건설 경기가 악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현재 헝다그룹의 부채는 1조9700억위안(약 355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각종 자산 매각에도 유동성 위기가 지속되고 있다.


2분기부터 시작된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 속도 조절에 이번 헝다그룹 위기까지 더해지면서 현지 굴착기 판매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KB증권은 올해 중국 내수 굴삭기 판매량 전망치를 기존 32만4000대에서 29만7000대로 하향 조정했다.


중국은 국내 건설기게업계의 가장 큰 시장이다. 현대건설기계의 지난해 중국 매출은 전체의 29%를 차지하며 제일 큰 비중을 점했다. 현대두산인프라코어의 건설기계 부문은 지난해 중국에서만 1조4672억원을 벌어들이며 전체의 19.6%를 담당했다.


그러나 2분기부터 중국 굴착기 판매량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현대건설기계의 2분기 중국 매출은 259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 전분기 대비 18% 감소했다. 현대두산인프라코어의 중국 매출도 312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8% 급감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경기 부양을 위해 건설·인프라 투자를 적극적으로 늘리던 중국 정부가 긴축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2분기 중국 정부의 신규 건설공사 발주가 줄면서 굴착기 판매도 쪼그라들었다.


여기에 헝다 위기까지 겹치면서 국내 건설기계업계의 3분기 실적은 주춤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건설기계의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7434억원, 429억원으로 추정된다. 전분기 매출액(9526원), 영업이익(707억원)보다 각각 22%, 39.3% 줄어들 전망이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중국에서 외자계 업체들의 경우 매출채권 관리 강화 등으로 시장 점유율도 하락하고 있는데, 현대건설기계의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연간 2.7%에서 올해 8월에는 0.9%까지 하락한상황"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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