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미더웹툰2] 내겐 선물같은 반려동물...'멍멍냠냠'

심모람 작가 “모든 반려동물은 따뜻한 존재”

인터넷입력 :2020/03/08 09:37    수정: 2020/03/09 07:16

대중문화는 현재를 사는 우리들의 이야기다.

그 중에서도 웹툰은 요즘 사람들에게 익숙한 디지털 디바이스인 스마트폰을 통해 주로 전달되면서도, 드라마나 예능 등 쉴 틈 없이 연속적으로 진행되는 콘텐츠와 다르다. 감상할 때 차분히 생각을 정리하거나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여백의 미학을 갖고 있다. 이런 공감과 반추의 매력 때문에, 정서적 위안과 위로를 원하는 이들이 웹툰을 많이 찾고 있다.

이에 지디넷코리아는 레진엔터테인먼트의 레진코믹스와 함께 지친 일상을 잠시 잊을 수 있는 다양한 웹툰 속 이야기를 전한 쇼미더웹툰 시즌1에 이어, 쇼미더웹툰 작가에게 직접 듣는 시즌2를 마련했다.

두 번째 인터뷰는 '멍멍냠냠'의 심모람 작가다. 작품은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혼자가 된 주인공 '재희'가 서울 변두리에 있는 빌라로 이사하던 날, 꾀죄죄한 몰골의 개 '홍시'를 만나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외로운 사람들에게 따스한 온기를 전하는 낯선 선물과도 같은 웹툰 '멍멍냠냠'을 만든 심모람 작가의 이야기를 들어본다.[참고기사: 쇼미더웹툰 ‘멍멍냠냠’]

심모람 작가가 그린 인터뷰 관련 이미지

다음은 심모람 작가와의 일문일답

Q. 작품 제목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나요? 이 작품을 구상하시게 된 배경은 어떻게 되나요?

“사람들이 동물에게 별명(멍멍이, 야옹이, 짹짹이, 꽥꽥이 등)을 붙이는 것처럼 그들에게도 사람을 부르는 애칭(냠냠이)이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서 나온 제목입니다. 처음엔 단순히 동물을 그리는 걸 좋아해서 주인공으로 자연스럽게 강아지를 떠올린 것 같아요. 사람과는 다른 사고방식을 갖고 있을 동물의 입장을 상상하며 내용을 전개하는 것이 재미있게 느껴졌죠. 그러다 개인적으로 마음이 힘든 시기가 찾아왔고, 그때부턴 스스로 '재희'가 돼 이야기를 써 내려갔습니다. 저에게도 '홍시'같은 친구가 필요했거든요.”

Q, 작가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웹툰 작가가 된 배경과 계기 등이 궁금합니다.

“레진코믹스에서 ‘수줍어서 그래’와 ‘멍멍냠냠’을 연재한 심모람이라고 합니다. 꽤 오래전부터 블로그에 짧은 생활 만화를 올려왔는데 PD님께서 그걸 기억하시고 연락을 주셨어요. 그때 저는 애니메이터(동화가)로 잠시 근무하다 적성에 맞지 않아 회사를 그만둔 상태였습니다. 회사에서 매일 정해진 그림을 그려야 하는 게 당시의 저에겐 어렵게 느껴졌거든요. 그에 비해 웹툰은 스스로 이야기를 만들고 자유롭게 그릴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매력인 것 같아요.”

Q. 작가님이 평소 작품 활동에 영감을 받게 되는 영화나 드라마, 웹툰 등을 그 이유와 함께 소개해주세요.

“저는 주로 캐릭터성이 짙은 작품들을 즐겨봅니다. 평소엔 전혀 관심이 없다가도 영화나 드라마에서 매력적인 역할을 맡은 것을 보고 나면 그 배우에게 금세 빠져버리는 타입이예요. 어떻게 하면 내 만화에도 그런 인물을 만들 수 있을까 궁리해보기도 하고요. 그런 의미에서 시트콤도 제가 좋아하는 장르 중 하나예요. 시트콤에 나오는 인물들은 아무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보면 특별할 게 없지만 시리즈가 끝나고 나면 캐릭터 하나하나에 정이 들고 말잖아요. ‘멍멍냠냠’은 전체적으로 따뜻하고 감성적인 만화지만 어떤 부분(특히 이웃 주민 '승아'와 '남주'가 나올 때)에선 시트콤처럼 유쾌해지길 바랐어요.”

Q. 연재 과정에서 어떤 점이 제일 힘들었나요. 그 시간을 어떻게 극복했나요?

“그동안 계속 생활 만화만 그려오다가 스토리 만화를 처음 만들게 돼서, 준비하는 동안 '이렇게 하는 게 맞나' 계속 고민했습니다. 전작이 끝나고 이렇다 할 수입도 없던 시기여서 마음이 더 조급했죠. 매일 불안에 지지 않으려고 마음을 다잡으며 작업했던 기억이 납니다. 연재가 시작되고, 많은 분들이 남겨주신 감상을 읽고 나서야 '이렇게 하는 게 맞구나' 안도했어요. 극복했다기보다는 작은 산 하나를 넘은 기분이에요. 앞으로도 비슷한 고민이 계속되겠지만 산을 넘을수록 산길을 조금이라도 덜 헤매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멍멍냠냠' 타이틀 이미지(제공=레진엔터테인먼트)

Q. 작가가 꼽은 이 작품의 하이라이트는 어떤 장면인가요?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회차는 '비 오는 날(29화)'입니다. 비 내리는 날, '홍시'가 돌아가신 할머니와의 추억을 회상하는 내용인데요. 사람에게 상처받았지만 사람을 미워하지 못하는 강아지가 무뚝뚝한 할머니에게 위로받는 모습을 보면 괜히 저까지 주책 맞게 코끝이 찡해지곤 해요. '홍시'라는 이름의 유래가 밝혀지는 회차이기도 해서 더 의미 있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Q. 이 작품의 비하인드 스토리나 공개한적 없었던 에피소드 있을까요?

“연재되지 않은 세 편의 비하인드 에피소드가 단행본에 수록돼 있습니다.” ('홍시'의 어린 시절, '남주'의 과거, '재희'와 '홍시'의 가까운 미래 이야기)

Q. 이 작품을 꼭 읽었으면 하는 독자는 누구인가요. 독자들에게 어떤 작품으로 기억되길 바라시나요.

“반려동물을 사랑하시는 분들과, 지치고 힘겨운 날들을 보내고 계신 분들께 권하고 싶습니다. 모든 반려동물은 곁에만 있어도 사람에게 힘이 되어주는 따뜻한 존재지요. '홍시' 역시 그러한 누군가가 되어 읽는 이들의 마음을 위로해줄 수 있기를, 그래서 이야기가 끝났을 때 모두 함께 웃을 수 있기를 바라며 쓰고 그렸습니다. ‘멍멍냠냠’으로 인해 여러분이 조금이라도 더 행복해지셨으면 좋겠어요.”

Q.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먹는 이야기를 담은 생활 만화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거창한 메뉴는 아니지만 매일 소박하게 챙겨 먹는 모습을 그리려고 해요. 출출할 때 가볍게 자주 볼 수 있는 만화로 만들고 싶습니다.”

관련기사

Q. 독자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 더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멍멍냠냠’ 속 인물들이 오래도록 기억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인스타그램에 홍시 계정(@jaeheeflower)을 만들었습니다. '홍시'와 '재희'가 그 후에도 잘 지내고 있는지 궁금하시다면 가끔씩 둘러봐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