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면서 곧장 집으로 가지 않고 종종 새로운 길을 만나러 간다.

그 길에서 만나는 새로움과 내가 사는 곳의 모습을 눈에 담고 아직은 정의할 수 없는, 뭔지 모를 해방감을 만끽하며 진짜 퇴근길을 끝마친다.

각자의 할 일을 끝내고 각자의 방식대로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들. 매일 강서구를 떠났다 어김없이 돌아오는, 또는 곳곳에서 각자의 퇴근길을 향유하고 있을 강서구 출퇴근러들의 퇴근길을 모아보았습니다.

모든 강서구 출퇴근러들의 퇴근길이 보다 평안하기를 바라며…

No. NAME TIME 당신의 퇴근길 퇴근길 운세 ITEM 퇴근길 한마디
1 정혜원 October.30(Autumn) 가끔하는 퇴근 버스에 적당히 사람이 있다. [+80] 에어팟 집가면 있을 모찌 생각을 한다. 복실해진 우리 강아지가 날 반겨 주겠지 :) 룰루랄라
2 이해민 October.30(Winter) 인천에서 퇴근합니다 보고싶은 전시 정보를 얻었다. [+100] 이어폰 오늘도 인천의 밤은 어둡다. 빠르게 서울로 넘어간다. 역시 고향이 좋다. 차가 잘 안 막히는 길인데 신도시 개발의 여파인가 부쩍 차가 늘어나는 게 보인다. 집에 도착해 저녁을 먹고 빠르게 씻는다. 바로 침대에 다이빙하거나 컨디션이 좋으면 식물원 산책을 한다.
3 임소영 October 무한 반복 Nothing New X
4 장영민 October.30(Autumn) 바쁘다 바빠 현대사회! 사진첩 정리를 여유롭게 할 수 있었다.[+80] 에어팟 프로
5 김경현 October.30(Autumn) 퇴근길은 3분에서 15분거리 퇴근길에 친구가 납치해서 바다를 보러 갔다. [+90] 헤드폰 이태원 인근에 살 때에는 퇴근길이 참 길었다. 이슬람 사원과 카페벗, 스타일지음을 지나 도꺠비 시장과, 반거장을 지나면 그 길의 끝에 있는 나의 집.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즐거우려면 그 길에 친구들이 있어야 한다. 시간을 함께 쌓아 온 사람들, 하가 게스트 하우스에는 고양이들이 있고, 그림 그리는 천성이가 강아지 람보와 산책을 하다가 마주치고, 강서구로 온 뒤로 볼 수 없는 풍경이지만, 감사한 시간. 그리고 또 다른 시간이 오늘 퇴근길에 있다.
6 최병천 November.11(Autumn) 나만 없는 빼빼로 늦게 출근하고 칼퇴했다. [+2] 에어팟
7 소재은 December.2021(Winter) 합정역에서 퇴근합니다 눈이 내렸다. [+95] 에어팟 버스가 양천향교역을 지날 즈음에는 공기가 아무리 차가워도 창문을 열고 서울식물원의 야경을 생생히 기억하려고 했던 것 같아요. 그 한적함과 차분함이 주는 힘이 있었거든요.
8 보민 Dec.10.2022 출근과 동시에 기다리는 퇴근길 응원하는 농구팀 경기 방송을 보았다. [+100] 인스타, 각종 커뮤니티, 유튜브 평소보다 10분 늦었을 뿐인데 마곡으로 향하는 5호선 광화문 열차 안이 여유롭다. 운좋게 자리를 잡아 앉고 인스타를 열었다. 응원하는 농구팀 KGC 인삼공사 계정에 올라온 게시글을 보고 라이브 방송을 켰다. 평소보다 덜 지루하게, 마곡역에 도착했다. 한손엔 저녁으로 먹을 핫도그가 담긴 종이가방을 들고, 얼마전 집근처에 생긴 화덕피자집에서 풍기는 피자냄새를 맡으며 집으로 향한다.
9 한승희 Autumn 겨울이 오지 않기를 지하철에 사람이 없었다. [+50] 멜론 Top 100 오후 7시, 개화산역에 내려 집에 갑니다. 개화산역과 집이 5분 거리여서 집에 가는 길이 가까워 매우 좋습니다.
10 이예울 Oct.2022(Autumn) 해가 지는 곳 따라 걷다보면 그게 내 기쁨이어라 밤이 되었다. [+100]
은행을 밟았다. [-70] 맨손 사람들이 모두 빠져나간, 어두워진 길을 따라 집으로 향하면 퇴근길이 산책길이 되는 기분입니다. 지구는 둥글고 반은 낮, 반은 밤이니까. 등 뒤로 따라오는 낮을 피해 걷다보면 항상 밤에만 머무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 적 있어요. 저의 퇴근길이 바로 그런 느낌인 것 같네요.
11 최지수(지구) Oct. 30. 2022(Autumn) 집순이에겐 너무 먼 작업실 - 출근길 운세를 적어버렸다.
배차 간격 큰 버스를 딱 맞게 탔다. [+40] 줄이어폰,에어팟 버스시간에 맞춰 10분 정도 역까지 걸어가면서 날씨가 선선하니 노상하며 하하호호 웃는 사람들이 가득하다. 스윽 한 번 구경하고 갈 길을 간다. 버스 타고 40분 정도는 내일 할 일을 정리한다. 특별할 것 없는 퇴근길.
12 조세빈 Autumn MBTI ENFJ는 힘들어 남자친구가 회사 앞까지 데리러 왔다. [+30] 에어팟 DMC역까지 셔틀버스를 타고 간다. 늘 옆자리 팀원과 같이 타는데 오늘도 수고했다며 같이 전우애를 다지곤 한다. 회사에서 DMC역까지는 3분이면 간다. 그리고 공항철도를 타러 내려간다. 저마다의 계획들이 우루루 DMC역에서 모인다. 작고 네모난 휴대폰 세상에 잠시 집중하다 보면 마곡나루역에 도착한다. 한 정거장인데 한 10분은 달리는 느낌이다. 저녁이 있는 삶이라 참 감사하다.
13 허둥지둥지 냉면(김유나) Nov.18 (Winter) 지하철로 퇴근하게 되었습니다 멋쟁이 옷을 입은 사람 발견…! [+90] 멜론 + 에어팟 하루의 퇴근길은 고된 하루를 끝마치는 길이다. 프리미어 프로젝트를 저장하고 끄기 전에 로딩 시간이 있듯이 회사에서 나와 화곡역으로 가는 길이 그 로딩과 같다고 생각한다. 종종 노래를 들으며 생각하기를 통해 마음정리를 하곤 한다. 그리고 이걸 퇴근길에 주로 하는 것 같다. 퇴근길에는 온전히 딴 짓을 할 수 있는 합법적 시간 같다. 그런 퇴근길이 나에게는 너무나도 소중하고 마인드 컨트롤을 할 수 있는 하나의 콘텐츠같다.
14 김도현 Mar (Winter) 공항철도 타고 퇴근합니다. 옆에 사람이 없다. 가방 놓고 편하게 간다. [+100] Youtube Premium 공항철도는 공항 가는 길은 아니지만 항상 기분이 좋다. 여행 갈 거 같거든요. 공항철도는 공항철도라서 기분 좋고 6호선으로 환승하면 집이 가까워져서 기분 좋고 상수역에 내리면 활기차서 기분 좋고 집가는 길 기분 좋고.
15 혜원 Oct.30(Autumn) 이사가고 싶다 새치기하면 새치난다는 현수막이 있다.(귀여워) [+100] 갤탭 (태블릿) 몇번칸에서 타야 앉아갈 수 있을까
누가 가장 먼저 일어날까 눈치게임을 잘해야 40분을 편하게 갈 수 있다. 오늘도 눈치게임에 성공하자!
16 Lickin’Good Autumn 속전속결 신호 막힘 없음 (녹색 신호등) [+95] 무선이어폰 빨리 집으로 퇴근해서 한시라도 집에서 많이 쉬고픈 직장인의 마음
17 이정윤 Oct.30(Spring) 횡단보도 하늘이 멋질 때 [+30]
일찍 퇴근해서 저녁 노을을 볼 때 [+30] 핸드폰, 지갑, 열쇠 (아들의 사랑) 집 앞 5분 거리에 작업실이 있어요. 횡단보도 하나만 건너면 되는 퇴근길이지만 그 잠깐의 시간. 신호를 기다리는 그 짧은 시간에 하루의 일과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구나’라는 느낌이 듭니다.
18 Oct. 28(Autumn) 미션 완료 금요일 저녁이라 덜 붐빔 행운 굿! [+70] 에어팟 프로 10월의 마지막 금요일이었습니다.
매번 같은 루트로 퇴근하고 있지만 루트가 같을 뿐 순간순간은 다 다른 것 같습니다. 한강을 건널 때 멀찍이 보이는 노들섬과 한강철교를 중심으로 그날그날 기상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풍경을 좋아합니다. 서울 시민으로 살아온 거의 10년의 시간 동안, 저를 이방인이 아닌 이 곳의 구성원으로 느끼게 해 주는 가장 상징적인 풍경입니다. 10월 28일 금요일의 한강은 이미 해가 뉘엿뉘엿 지고서 축제의 불길을 밝힐 준비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강을 건너고 서쪽으로 향하면서 강서구로 옵니다. 지하철은 좀 재미가 없어요.
19 떼떼 Oct.30(Summer) 퇴근길이지만 퇴근길이 아닌… 가끔 꽃 구경.. (한 송이씩 가끔 사요…) 나의 헤드폰 & 아이패드 발산역에서 동역사역까지 쭈우욱 타고 간다. 5호선 하나를 타고 가는데 이쯤이면 많이 왔겠지? 하고 보면 마포… 좀 더 가다가 이젠 도착하겠지..? 다시보니 서대문… 갇혀버렸다.. 그래도 환승이 별로 없이 편하게 갈 수 있어서 길치에겐 너무 편하다! 그럼 이제 재료를 사고 퇴근한다. 짐이 많다고 꼭 자리를 양보해주거나 그렇진 않다. 다른 퇴근하시는 분들도 역시 보이지 않는 짐이 가득하실거를 아니까 나도 그냥 간다.. 그러다 운이 좋게 자리나면 다시 그림을 그린다.
20 홍정희 Nov.17(Winter) 디지털단지란 무엇인가 겨울 냄새가 났다. [+30] 블로그 어플 퇴근길에서 근무가 물러나지 않은지 어언 3개월이 되었다. 그래도 열차에서 어두워진 구로구를 보면 하루가 끝났다는 생각이 들어 1차안심을 한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영등포구청에서 내리는 걸 까먹으면 마곡나루에 내려서 우리집까지 열심히 유산소를 해야 한다. 겨우 두 글자 차이인데 마곡역에서 마곡나루역은 너무 멀다. 마곡역에 무사히 내리면 출근길에는 꼭 따릉이를 타지만 퇴근길에는 꼭 걸어간다.
동네에 도착하면 문을 닫는 가게들이 서운하기는 하지만 사장님들도 진짜 퇴근을 해야지!
21 박은샘 Nov.11(Autumn) 퇴근하겠습니다 오피스텔 엘리베이터가 1층에 와 있었다. [+100] 캔디크러쉬 욕심을 조금만 내려 놓으면 604번이든 5712번이든 아무 버스를 타도 상관이 없지만, 안경을 쓰고 목을 쭈욱 빼내 내가 탈 버스가 어디쯤 오고 있는지 확인한다. 운좋게 버스 제일 앞자리에 앉아 바깥풍경을 보며 퇴근하는 길. 양화대교를 지나고 염창역을 지나면 이제 거의 다 왔다는 뜻.
서울 디지털 대학 정류장에 내리고 신호등을 건너면 만두 가게가 있다. 서울이지만 서울 같지 않은, 내가 떠나온 부산의 모습을 많이 닮은 이 동네가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