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에 셰어하우스 지원까지…전북 완주로 청년이 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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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3.02.14. 오전 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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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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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전북 완주군 고산면 청년거점공간 청촌방앗간 사무실 앞에서 청년들이 웃고 있다. 박임근 기자


“6년 전 경기도 수원에서 완주로 옮겨 왔어요. 잘 왔다 싶습니다. 사업 영역도 식당과 카페로 넓혔습니다.”

지난 9일 오후 3시께 전북 완주군 고산면 청년거점공간 청촌방앗간에서 홍미진(36)씨는 동료들과 대화가 한창이었다. 홍씨는 “이제 승부수를 띄워야 할 나이다. 조금 막막하기도 하지만 제대로 성공한 청년 자립 모델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홍씨와 함께 식당·카페 ‘느림보 식탁’을 운영하는 윤지은(34)씨는 “대도시에 살았으면 지금처럼 나에게 집중하며 살지 못했을 것 같다”고 했다. 그는 2017년 인천에서 이곳으로 왔다. 지역협동조합에서 일한 지는 1년가량 됐다.

지난해 완주군은 깜짝 놀랄 만한 인구 변화가 있었다. 완주를 떠난 청년(20~39살)보다 들어온 청년이 더 많았다. 청년층 순전입 인구가 플러스로 돌아선 건 2015년(1537명) 이후 7년 만이다. 지난해 완주의 순전입 인구는 2067명으로 이 중 청년층은 727명(35.2%)에 이른다. 여타 전국의 작은 마을들이 청년층 인구 감소로 소멸을 걱정하는 것과는 다른 풍경이다.

청촌방앗간은 지난해 12월 필요 없는 물건을 서로 교환하는 되살림장터를 열었다. 청촌방앗간 제공


완주군은 이런 ‘변화’의 배경엔 2016년부터 꾸준히 추진해온 ‘청년완주 점프업’ 프로젝트가 자리 잡고 있다고 자평한다. 청년층 유입을 겨냥한 이 프로젝트는 청년층의 취업과 창업은 물론 주거 정착과 교류, 복지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른다.

대표 정책이 바로 ‘청년들의 촌살이’와 ‘방앗간’을 합해 만든 조어인 ‘청촌방앗간’이다. 이곳은 청년들로 꾸려진 협동조합이 지난해 완주군으로부터 민간 위탁을 받아 운영하는 정보사랑방이다. 청년 스스로가 기획해 프로그램을 짠다. 그렇게 탄생한 프로그램 중 하나가 ‘방앗간 식탁’이다. 공유주방을 활용해 저녁 시간에 청년들이 함께 밥을 해서 먹는다. 1인가구 청년이 상당한데, 밥을 같이 먹으면서 친해지고 서로의 강점도 알게 된다. 이 과정에서 발견한 능력은 미싱 강사 수업 등 지역 사회와 자연스럽게 연결이 이뤄진다. 필요 없는 물건을 싸게 팔거나 서로 교환하는 ‘되살림장터’도 청년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까지 함께 참여한다.

지난 9일 전북 완주군 고산면 청년거점공간 청촌방앗간에서 청년들이 파이팅을 하고 있다. 박임근 기자


대구에서 완주로 이사 온 청촌방앗간 담당자 조아란(30)씨는 “혈혈단신으로 전라도에 온 것은 완주군 청년 거주정책 중의 하나인 셰어하우스 비용이 저렴하고 조건도 좋았기 때문이다. 나아가 이 공간에서 다양한 정보도 쉽게 얻을 수 있어서, 완주 정착에 큰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강명완 완주군 지역활력과장은 “주민 참여가 늘며 청촌방앗간이 청년 공간을 넘어 마을주민 공간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군은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사업으로 지역의 협동조합과 사회적기업 등에 취업한 청년 인턴에게 2년간 월 100만~160만원을 준다. 2017~2022년엔 161명에게 4억8천만원을 지원했다.

청촌방앗간이 지난해 11월 함께 식사를 하는 행사를 열기 앞서, 회원들이 서로 음식을 준비하고 있다. 청촌방앗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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