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대형견 ‘위염전증후군’ 주의보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대형견 ‘위염전증후군’ 주의보
  • 최새롬 24시 해마루동물병원 내과 팀장ㅣ정리·양미정 기자 (certain0314@k-health.com)
  • 승인 2019.02.01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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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새롬 24시 해마루동물병원 내과 팀장

개는 품종에 따라 개체의 크기, 체중의 차이가 크다. 체중 2~6kg 정도의 소형견부터 20~40kg에 이르는 대형견까지 우리와 함께하는 반려견의 종류는 다양하다. 반려동물에 대한 관심이 급격하게 많아지고 있는 현재, 공원이나 산책로에서 웬만한 어린아이의 눈높이와 맞먹는 덩치의 대형견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대형견을 순수한 매력 때문에 키우는 가정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래서 이번 칼럼은 대형견을 키우면서 주의해야 할 응급질환에 대해 다뤄보려 한다.

어느 날 반려견이 평상시에 비해 많은 운동을 했거나 사료를 급하게 먹은 뒤 갑작스럽게 기력이 떨어지고 배가 부풀어 오른다면 망설이지 말고 응급실을 찾아가는 것이 좋다. 갑작스럽게 위 안에 가스가 다량 축적되면서 복압이 상승하고 이로 인한 이차적인 문제들이 급격한 속도로 진행한다. 때에 따라서는 위가 꼬이기까지 한다. 

위에 가득 찬 가스와 위유문부가 변위되면서 구획화된 모습이 보인다.

이 질환은 주로 대형견에게 발생할 확률이 높은 GDV(Gastric Dilatation-Volvulus Syndrome), 즉 위염전 증후군이다. 그레이트 덴, 골든 리트리버, 바셋하운드, 스탠더드 푸들 등 대형견 중에서도 흉곽이 넓은 품종에게 많은 발생한다고 보고된다. 대형견뿐만 아니라 소형견에게도 발생했다는 보고가 있으니 소형견 보호자도 주의해야 한다.

반려견이 ▲한 번에 많은 양의 사료를 급하게 먹었거나 ▲식후 무리한 운동을 했거나 ▲과호흡 등으로 많은 공기가 짧은 시간 안에 체내로 유입됐다면 상태를 주시해야 한다. 반대로 위염전 증후군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상기 상황들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증상은 주로 아급성(급성과 만성의 중간), 급성으로 발현된다. 위염전 증후군은 그만큼 빠른 속도로 악화할 수 있으니 빠른 조치가 필요한 응급 질환이다. 증상은 다음과 같다. 배가 갑자기 부풀어 오르면서 안절부절못하거나 구토, 오심, 유연(침 흘림)이 나타난다. 더 진행하면 일어나지 못하고 전신 순환 저하에 의해 귀 끝, 잇몸이 창백해지거나 발끝이 차가워진다. 배를 두드려 보면 북소리처럼 들리는 고창음이 확인된다. 

발견 초기에 응급실에 내원하는 환자는 저혈량성 쇼크에 의한 보상작용으로 빈맥(심장이 빨리 뜀)을 보이는 경우도 있지만, 시간이 경과할수록 저혈압, 서맥(심장이 느리게 뜀), 심근 허혈(심장 근육이 필요한 만큼의 혈액과 산소를 공급받지 못하는 상태)에 의한 부정맥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심각하게는 위천공에 의한 세균성 복막염, 전신염증 증후군이 진행되면서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위염전 증후군 환자가 응급실에 도착하면 신속하게 응급 처치가 들어간다. 저하된 혈량을 빠르게 보충해주기 위해 최소 두 군데의 혈관을 확보해서 공격적인 수액치료를 시작한다. 위가 부풀어 오르면서 대형혈관을 압박해 증상이 악화하는 것이므로 위 안에 가득 찬 공기를 제거해 주는 공기 감압술도 해주어야 한다. 입에서 위까지 이르는 튜브를 경구에 삽입하는 것이 여의치 않으면 고창음이 확인되는 복부의 피부를 통해 직접 Needle(주삿바늘)을 찔러 넣는다.

위가 꼬이는 염전이 발생했을 경우에는 응급수술을 진행해야 한다. 개복 후 위벽 괴사가 어느 정도 이루어져 있는지 육안으로 확인하고 돌아간 위를 환납 후 복벽에 고정하는 수술이다. 수술을 무사히 종료했다고 해도 부정맥, 저혈압, 위 손상 정도에 따른 소화기 장애, 위 천공으로의 진행 등에 대한 관리가 집중적으로 필요하다.

위염전증후군은 대형견을 키우는 반려인이 알아두면 좋은 응급질환 중 하나다. 악화하기 이전에 증상을 빨리 알아채고 동물병원에 갈수록 생존률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질환 때문에 늘 긴장하고 있을 필요는 없지만 오늘 칼럼을 통해 응급 상황을 마주했을 때 당황하지 않고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생각해볼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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