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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조선, 'LNG선 대란'에 순풍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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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최악의 폭염·가뭄에
천연가스 수요 급증 수혜

韓 조선, 'LNG선 대란'에 순풍 달았다 현대중공업이 건조해 2020년 인도한 17만 4천 입방미터급 LNG운반선. 사진제공=현대중공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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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동훈 기자] 유럽의 폭염과 가뭄이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추진선 등 친환경 선박 시장에 순풍을 불어 넣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이상 기후가 빈번해지면서 친환경 산업의 부흥과 진보가 가속화하는 현상이 연쇄적으로 일어나는 모습이다.


29일 미국 천연가스 근원물 선물 가격은 100만BTU(열량단위) 당 9.482달러로 2008년 8월 이후 최고가를 기록하고 있다. 유럽에 500년 만에 닥친 사상 최악의 가뭄으로 독일 라인간 등의 운하를 통한 경유, 석탄 운송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가스발전 가동이 크게 늘어난 탓에 천연가스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 우크라이나 침공을 두고 유럽연합(EU)과 각을 세우고 있는 러시아가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하거나 급격히 축소하는 등 지정학적 리스크도 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상황이다.


한국 조선업은 최근 유럽의 에너지 위기에 수혜를 입는 산업 중 하나다. 2020년 기준 EU는 천연가스의 41.1%를 러시아에서 수입한다. 그러나 이번 전쟁으로 러시아산 천연가스의 수입이 사실상 막혀 다른 국가로 눈을 돌리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미국으로 미국에서 유럽으로 천연가스를 수입하려면 바다를 건너 이를 운반할 LNG 운반선이 필수적이다. 한국 조선업은 독보적인 LNG선 건조 능력을 앞세워 글로벌 선박 건조 물량을 빨아들이고 있다.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7월 누계 수주량에서 한국은 1113만CGT(204척·47%)를 기록해 글로벌 조선업계를 사실상 양분하고 있는 중국의 1007만CGT(383척·42%)를 앞섰다. 지난달만 놓고보면 격차는 더욱 벌어진다. 지난달 전 세계 선박 발주량 210만CGT(표준선 환산톤수·70척) 중 한국은 116만CGT(19척)를 수주하며 55%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세계 조선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중국의 수주량은 62만CGT(35척·30%)에 그쳤다. 한국은 중국을 3개월 연속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선가도 올라 지난달 클락슨 신조선가지수는 161.57를 기록했다. 2020년 11월 코로나19 영향으로 저점(125.06)을 기록한 이후 20개월째 지속 상승 중이다. 이는 2009년 1월(167.11) 이후 162개월 만의 최고치다.


난방을 하지 않는 여름부터 시작된 유럽의 에너지 위기는 쉽게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LNG운반선에 대한 수요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유럽이 사상 최악의 가뭄을 겪으면서 냉각수가 필수인 원전 가동마저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프랑스는 원자로 냉각에 사용하는 강물 온도가 올라 원자력 발전소 효율을 고민하고 있다. 라인강 등 낮아진 강물 수위는 석탄 등 광물 운반 횟수나 비용에도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유럽의 천연가스 부족 사태가 LNG 선박을 둘러싼 글로벌 경쟁을 촉발했다"며 "러시아의 가스 공급 감축에 따라 유럽 국가들이 미국·카타르 등으로부터 LNG를 수입하는 상황이 되며 LNG선 수요도 덩달아 급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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