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공을 걷는 발자국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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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작가의 말
바람이 숲으로 불었다
가진 것이 적어야 겨울 숲이 된다
잡풀은 미리 눕지 않으면
눈보라에 몸이 부러진다는 것을 알기에
스스로 관절을 꺾는다
바위에서 튕겨 나간 물방울이 허우적거린다
물도 낯선 곳에 오면 긴장하고 긴장하면 몸이
굳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바다에 그물을 던졌다
걸린 것들은 다 썩은 고기들이다
두려움뿐이다
2021년 11월
유용수
목차
- 1부
꽃을 품었다 19
그곳으로 가고 싶다 20
조태일 문학자리 22
오메, 동백이 피었어야 24
고단한 삶의 파편을 붙들었다 26
부춘정 28
아버지 30
허공을 걷는 발자국을 보았다 32
오메! 워짜끄나 34
사월이면 꽃이 핀다 36
골목길 38
어머니의 가을 40
지렁이 사막을 횡단하다 42
감꽃 44
안부를 묻는다 46
꽃자리 47
공용버스 터미널 48
자리이타自利利他 50
2부
달이 드러낸 저녁 55
꽃이 되어 만났다 58
가을에는 그렇다, 선홍빛 성자 60
빈자의 숨 자리 62
겨울비 오는 강 64
소등섬 일출 65
스님과의 대화 66
붙잡힌 시선 68
화중연화 속 보림사 70
용화사 72
열꽃 74
무정설법 76
통나무 의자 78
나무처럼 살 일이다 79
허락하소서 80
호두 박물관 81
꽃도 아프면 운다 82
떨켜 83
3부
어느 날 갑자기 피는 꽃은 없다 87
힘들다 하지 마라 88
어째야 쓰까 ∼잉 90
기억을 마중 하는 강 92
단풍 94
고불매 유혹 96
할미꽃 97
상처도 꽃이다 98
소리 100
가난한 마음 101
나는 지금 어떤 모습인가 102
동비증을 앓던 고목 104
무위사 무위매 106
선운사 108
기다림 110
지는 꽃 111
꽃등 112
다시 시작해 봐 113
4부
너도 꽃이고 나도 꽃이다 117
자화상 118
개구리 한 마리 산을 깨운다 120
너의 한쪽이 되고 싶다 122
닭서리 124
정남진장흥물축제 126
미소 한 줌 피었다 128
수국이 피었다 130
포로 131
메리 크리스마스 132
칠거리 연가 134
이사 하던 날 136
봄산 137
선운사 만세루 138
올무에 걸린 새 140
서러운 사랑 141
귀향 142
지스락 물 143
■해설 | 사바의 거리로부터 자연합일의 숲으로
백수인(시인·조선대 명예교수) _ 145
추천사
-
유용수 시인의 시는 ‘마음수련’의 영역에 해당한다. 부모에 대한 애틋한 사랑에서부터 싹튼 삶에 대한 사유는 궁극에 가서는 모든 욕심을 내려놓고 마음을 비우며 사는 삶을 열망하게 된다. 인간 존재로서의 마지막 다비식을 끝내고 나면 적멸의 사리한 알이 남게 되는데, 그 한알의 사리를 묻는 찰나에 시인은 허공으로 걸어간 발자국을 본 것이다. 이것은 깊은 깨달음의 경지를 의미한다. 따라서 모든 욕심과 분별과 집착을 버리고 마음을 내려놓는 ‘방하착’의 삶을 희구하는 것이다. 이러한 마음을 비우는 일은 어릴 적 아버 지께서 하신 “내논 물꼬도 중요하지만 남의 논 물꼬도 중요 하다.”라는 말씀에서부터 비롯되었는지 모른다.
-
『허공을 걷는 발자국을 보았다』의 시들은 신선하다. 마치 묵시(默示) 같기도 한 시어의 연결이 참신한 이미지를 심화시키면서 촘촘한 시상을 구축, 긴 여운과 큰 울림을 준다. 또 그 시들은 늘 대상과의 융화를 응시하며 이미지의 참신한 형상화의 의미도 다의적(多義的)이다. 자주 차용하는 시 적 상상력의 변용이 깊이를 더해준다. 하여 그의 시 한편 한 편은 빈틈이 없이 농익은 시상을 구축하고 있는데 이는 유시인의 뛰어난 시어의 조형력과 맞물린 독창적인 사유, 즉 고유한 정신성의 소산일 듯싶다. 유 시인의 앞으로 시 세계 의 확충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기본정보
ISBN | 9791162432631 | ||
---|---|---|---|
발행(출시)일자 | 2021년 11월 25일 | ||
쪽수 | 156쪽 | ||
크기 |
132 * 206
* 14
mm
/ 235 g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시산맥 기획시선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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