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유한기에 5000만원 줬다는 정영학에 발끈한 남욱... "2억원 줬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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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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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유한기 전 본부장 뇌물수수 관련 수사
정영학 애초 조사에서 "5000만원 줘" 진술
남욱, 대질조사에서 "2억원 준 게 맞다" 반박
정영학 검찰에 "죄송하다" 앞선 진술 번복
'수사 협조' 정영학에 대립각 세우는 모습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받는 남욱 변호사가 지난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과 관련해 유한기(61)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에게 금품을 건넨 것으로 의심받는 정영학(53) 회계사와 남욱(48) 변호사가 대질 과정에서 액수를 두고 날 선 신경전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장동팀' 내에서 유일하게 구속영장 청구 대상에 이름을 올리지 않은 정 회계사를 중심으로 한솥밥을 먹던 옛 동지들의 대립이 수사 과정 곳곳에서 표출되고 있다는 해석이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개발 의혹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최근 유한기 전 본부장이 대장동팀으로부터 뇌물을 받았다는 의혹 조사를 위해 정 회계사와 남 변호사를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수사 도우미 역할을 해온 정 회계사로부터 "유 전 본부장에게 2013년 중반쯤 5,000만 원을 건넸다"는 진술을 이미 확보한 상태였다.

사달은 정 회계사와 함께 금품 전달자로 지목된 남 변호사와의 대질 조사에서 벌어졌다. 검찰이 정 회계사의 5,000만원 공여 진술을 공개하자, 남 변호사가 곧바로 "유 전 본부장에게 2억 원을 준 게 맞지 않냐"고 맞받아친 것이다. 남 변호사의 돌발 발언에, 정 회계사는 동석한 검찰 관계자에게 "죄송하다"며 사과했다고 한다.

대질 조사 과정에선 정 회계사와 나머지 '대장동팀'이 서로 책임을 미루면서 대립과 공방 구도가 만들어졌다고 한다. 특히 김만배씨의 경우 자신과 나눈 대화를 수시로 녹음하고, 이를 검찰에 자진해서 제출하는 등 수사에 적극 협조한 정 회계사에 대한 반감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 관계자는 "한때 돈으로 똘똘 뭉쳤던 대장동팀이 지금은 서로 더 물어뜯으려고 안달"이라며 "유 전 본부장 뇌물 의혹과 관련해 정 회계사 진술에 남 변호사가 맞받아친 장면도 이런 점을 잘 드러낸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정 회계사와 남 변호사로부터 유 전 본부장에게로 전해진 정확한 금품액수와 전달 방식, 시점 등을 꼼꼼히 따져보고 있다. 유 전 본부장 뇌물수수 의혹은 지난달 28일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공익 제보에 의하면 김만배씨가 유 전 본부장에게 2015년 대장동 개발과 관련해 수억 원을 건넨 사실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불거졌다. 유 전 본부장은 "김씨와는 일면식도 없고 연락처도 전혀 모르는 사이고, 당연히 돈을 받은 사실 자체가 없다"고 공개적으로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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