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모범돼야 할 봉사단체가… 국제라이온스 부산지구, 방역지침 어기고 ‘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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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1.08.22. 오후 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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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썰렁한 부산 부산진구 전포카페거리. 부산일보DB


국제봉사단체 국제라이온스협회 부산지구(355-A) 회원 100여 명이 경남의 한 호텔에 머물며 단합대회를 열고, 단체 식사에 술자리까지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코로나19 전국 확산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방역 당국의 지침을 위반해 단체 행사를 강행한 것이어서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경남 합천 호텔서 100여 명 단합 대회

해당 지자체, 단체행사 50인 이상 금지

장준용 총재 “부적절한 행사였다” 시인

22일 국제라이온스협회 부산지구 등에 따르면, 지난 21일 오후 국제라이온스협회 부산지구 소속 회원 115명이 경남 합천군의 한 호텔에 단체로 방문했다. 이 호텔은 해발 600여m에 위치해 인적이 드물고 도심에서도 떨어져 외부 눈길이 잘 닿지 않는 곳이다. 부산에서 합천까지 이동에는 25인승 버스 3대와 개인차량이 동원됐다.

국제라이온스협회는 봉사활동, 재해구호, 환경정화 등을 목적으로 하는 세계 최대 국제봉사단체다. 올 6월 말 기준으로 국내에 2039개 클럽이 있으며, 7만 2777명의 회원이 활동 중이다.

이날 행사는 ‘직책별 지구임원 단합대회’로, 표면적으로 연수회 성격을 띠고 있다. 단합대회는 100명이 넘는 회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호텔 대형 연회장에서 진행됐다. 부산지구 총재의 봉사활동 강연 등에 이어 호텔 식당으로 자리를 옮겨 100여 명이 함께하는 저녁 식사 자리가 마련됐다. 식사에는 맥주 등 술이 곁들여져 일부 테이블에서는 술자리를 가진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대부분은 행사 직후 해당 호텔에 묵은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행사는 합천군의 현행 방역 지침을 위반한 것으로 보인다. 합천군에는 사회적 거리 두기 3단계가 적용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단체 행사는 ‘50인 이상 금지’로 제한된다. 기준의 배가 넘는 인원이 국제라이온스협회 행사에 참여한 것이다.

합천군은 특별방역수칙까지 적용해 23일 0시부터 내달 5일까지 거리 두기 단계를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경남도내에서도 확진자가 지속해서 늘어나고 있고, 감염 경로가 불분명한 사례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만일 이번 행사 참여자나 이들과 접촉한 호텔 종업원 중 확진자가 발생하거나, 합천군청에서 자체 조사에 나서 관련 법 위반 사실을 확인할 경우 회원 대부분이 부산시민이기 때문에 1차 조사를 거쳐 부산시 구·군 또는 관할 보건소로 통보하게 된다.

국제라이온스협회 부산지구는 〈부산일보〉 취재 직후 “시기상 부적절한 행사였다”는 점을 시인했다. 다만 1박 2일 동안 틈틈이 환경정화 활동을 진행했으며, 봉사 활동 개선을 위한 연수회였다고 해명했다.

장준용 국제라이온스협회 부산지구 총재는 “100여 명이 호텔에 방문해 단체로 연회장과 식당에서 행사를 진행한 부분을 인정하고, 이로 인해 방역 우려를 끼친 것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합천군 일대에서 담배꽁초 줍기 등 환경정화 활동을 했으며, 연회장 행사나 식사 때 자체적으로 거리 두기 수칙을 최대한 지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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