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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빅3’ 일감 넘치고 돈 들어온다…연내 흑자전환 파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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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빅3’ 일감 넘치고 돈 들어온다…연내 흑자전환 파란불

2020년 하반기 수주 물량 선박 건조대금 속속 입금
韓 싹슬이 한 LNG 선가 2.4억 달러로 사상 최고가
후판 등 원자재가 급등에도 유동성에 어느 정도 ‘숨통’
2분기 실적서 뚜렷이 나타나…3분기부터 더 좋아질 듯

현대중공업이 건조해 2020년 인도한 17만4000㎥급 LNG운반선, 사진=한국조선해양이미지 확대보기
현대중공업이 건조해 2020년 인도한 17만4000㎥급 LNG운반선, 사진=한국조선해양
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이 선박 수주에 이어 20202년 하반기에 수주한 대량의 선박 건조대금이 속속 계좌에 입금되고 있어 연내 동반 흑자전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조선 빅3는 통상 선주로부터 선박을 수주한 뒤 선종 설계 기간인 7~8개월을 포함해 조선소에서 실제 건조 기간까지 포함해 인도까지 1년 6개월 정도가 소요된다. 이 기간은 선박의 크고 작음과 상관없이 동일하다.
건조 기간 동안 조선소는 총 5번에 걸쳐 선주로부터 건조비를 받는데, 조선업이 불황을 겪기 시작한 2010년 이후부터 선박 인도 시점에 전체 건조비의 절반 이상을 받는 헤비테일(Heavy Tail) 방식이 일상화됐다. 이러한 조선사에 매우 불리한 조건으로, 자체적으로 건조 자금을 축적해야 한다. 헤비테일 결제를 감당할 수 있으려면 일감이 꾸준히 확보돼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다면 일시적인 자금난에 빠질 수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대규모 부실을 일으키며 구조조정을 치른 조선 빅3는 2018년 이후 선주의 신조 발주 감소로 일손 부족 현상이 벌어지면서 또다시 위기에 처했다. 다행히 2019년 경기가 살아났고, 2020년 본격적인 회복이 기대됐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예정됐던 선박 발주가 그해 8월 말까지 지연되면서 꾸준한 일감 확보가 불가능해졌다.

9월부터 수주 물꼬가 터지더니 그해 4분기 대규모 수주 러시가 벌어졌다. 2020년 4분기 기간 동안 한국조선해양은 누적 수주액 100억달러 가운데 55%인 54억9000만달러, 삼성중공업은 82%인 25억달러, 대우조선해양은 71%인 38억2000만달러를 수주했다. 연말부터 이어진 수주몰이는 2021년 1월부터 이어졌고, 그해 조선 빅3의 합산 수주액은 367척, 459억달러(약 54조5000억원)로 목표액(317억달러)을 45% 초과 달성했다. 2013년 이후 최대 수주성과다. 업체별 달성률은 한국조선해양이 152%, 삼성중공업 134%, 대우조선해양 141%였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조선 빅3는 2018~2020년 충분한 일감을 확보하지 못해 수주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연초까지 조선소 운영에 차질을 빚으며 대규모 적자를 보는 ‘보릿고개’를 보냈다. 하지만 2020년 하반기부터 꾸준히 들어온 물량 건조가 본격화하면서 후판 등 원자재 가격 급등에도 불구하고 어느 정도 유동성에 숨통이 트였고, 2분기 실적에서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원화로 환산한 건조대금 가득액이 커진 것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증권가 반응은 긍정적이다. 연결기준 지난해 2분기 8973억원에 달했던 한국조선해양은 올해 2분기 2651억원으로 줄였으며, 3분기에는 210억원 흑자 전환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중공업은 작년 2분기 4379억원의 영업이익 적자에서 올 2분기 2557억원으로 줄였고 3분기에는 694억원으로 낮아져 4분기에는 흑자 달성에 도전한다.대우조선해양도 지난해 2분기 1조74억원에 달했던 영업이익 적자 폭이 올 2분기 995억원으로 크게 낮췄으며, 3분기에는 539억원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여 연내 흑자전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조선업계는 연내 흑자전환을 못하더라도 내년 1분기 내에는 조선 빅3의 수익성이 호전될 것으로 예상한다. 올해도 기대 이상의 수주성과를 기록하면서 최소 3년, 최장 5년까지는 일감 부족으로 인한 위기 상황으로 빠질 가능성이 적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달 6일 현재 한국조선해양은 조선해양부문에서 총 166척 197억3000달러를 수주해 연간 수주 목표인 174억4000만달러를 이미 넘어서 113.1%의 달성률을 기록 중이다. 삼성중공업도 37척, 72억달러를 수주해 올해 목표 88억달러의 82.0%를, 대우조선해양은 36척‧기, 81억7000만달러를 수주해 89억달러 목표의 약 92%를 달성했다.

수주 달성의 주인공은 LNG(액화천연가스)운반선이다. 올해 조선 빅3가 수주한 LNG운반선은 3사 각각 28척씩 총 84척으로 연간 사상 최대 수주 실적을 기록했던 2021년(66척)을 이미 넘어섰다. 조선 빅3는 2020년에도 46척을 쓸어 담았다. 전 세계 LNG운반선 발주시장에서 조선 빅3의 점유율은 2020년 73%, 2021년 90% 이상에서 올해에는 선별 수주를 하면서도 80% 이상을 기록 중이다.

특히 전 세계 에너지 수급 불안정에 따라 LNG운반선 수요도 급증하고 있고, 선가도 사상 최고치를 매월 경신하고 있다. - 영국의 조선‧해운시황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8월 17만4000㎥급 LNG운반선 선가는 2억4000만달러를 기록했다. 2014년 처음 집계한 2억5000만달러로 시작해 매년 하락하다가 올해 1월 2억1400만달러로 7년 만에 2억달러대로 오른 뒤 매월 최곳값을 경신하고 있으며, 앞으로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 선주들로부터 연이어 러브콜을 받는 조선 빅3로서는 늦게 수주할수록 더 많은 이익을 거둘 수 있는 상황이 되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수주도 늘어나고 있으나 고부가가치 선박인 LNG운반선에 대한 선주의 신뢰는 한국에 두고 있어 앞으로 수주 영업에서도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라면서, “원‧달러 환율도 업계에 유리한 족으로 전개되어 가고 있고, 내년부터는 다른 선종의 발주도 예상되어 있어 조선 빅3의 수주확대와 함께 실적도 뚜렷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채명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oricm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