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코로나 격무에 "살기 싫다"…공무원 또 극단 선택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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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1.11.04. 오후 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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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 업무를 맡았던 공무원이 또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습니다. 아홉 달 전부터 괴롭다고 호소했지만 업무에서 벗어날 수 없었습니다.

자세한 내용 박민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30살 구청 공무원 A씨는 방역수칙을 어기는 업소를 단속해왔습니다.

지난달에는 10명 넘게 모여 있던 한 업소를 적발했습니다.

[B씨/구청 동료 : 단속을 나가서 행정처분을 했는데 찾아와서 고래고래 고함을 지르고 '내가 전직 환경위생과장 출신이다', '너보다 업무를 더 많이 알고 있다'…]

A씨는 그날 밤 극단 선택을 시도합니다.

[C씨/구청 동료 : 팔이 많이 부러지고 골반도 부러져서 대수술 한 번 했고 손목도 수술 들어가고…병실에서 움직이지는 못한대요.]

위험 신호는 보건소에서 근무하던 올 초 시작됐습니다.

업무 스트레스와 불안 증세로 한 달 동안 쉬라는 진단을 받은 겁니다.

확진자가 늘면서 일도 늘었을 때입니다.

[A씨 어머니 : '전화 소리도 심장이 벌렁거린다' 이랬어요. '살기 싫다' 그런 얘기도 했죠. 힘드니까. 제가 뭐라고 하겠어요. 힘들지만 약을 먹고 참아, 이겨내야 한다…]

휴직에서 돌아온 뒤에도 방역 점검과 단속 같은 코로나 업무를 해야 했습니다.

[C씨/구청 동료 : 사건이 좀 많이 생겼어요. (영업 정지) 소송을 두 건을 가지고 본인이 진행하는 상황이었고, 또 자가격리자가 이탈을 하는 바람에…]

다섯 달 전에도 같은 일이 있었습니다.

간호공무원 이한나 씨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겁니다.

[김종필/전국공무원노조 부산 서구지부장 : 백신 예방접종, 사후 관리, 자가격리자 관리 모든 게 공무원 손을 안 거치면 안 되기 때문에 코로나가 완전 종식될 때까지 업무가 계속될 것 같고요.]

특히 재택치료 확대는 큰 부담입니다.

[박용우/부산 서구보건소 감염병대응계장 : 정신적으로 힘들어해서 진료까지 받아가면서 업무를 수행하는 그런 직원들도 있고요. 휴가는 내기가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고요.]

그런데도 인력 충원은 지자체가 알아서 해야합니다.

(영상디자인 : 김충현)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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