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삶

내 옆의 소시오패스 어떻게 물리칠까요

배문규 기자
[책과 삶]내 옆의 소시오패스 어떻게 물리칠까요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
마사 스타우트 지음·이원천 옮김
사계절 | 356쪽 | 1만6800원

정신건강 전문가들은 양심이 거의 또는 전혀 없는 상태를 ‘반사회적 인격장애’라고 부른다. 교정이 불가능한 이러한 성격 결함은 전체 인구수의 약 4%, 즉 25명당 1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소시오패스’ 혹은 ‘사이코패스’라고 불리는 사람들이다.

하버드의대 정신과 교수인 저자는 트라우마 생존자들을 상담하면서 소시오패스에게 심리적·정신적 폭행을 당해 고통받는 사람들이 매우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4%라고 하면 별 영향이 없지 않을까 싶겠지만, 거식증 유병률은 3.43%이고, 정신분열증 발생 비율은 약 1%이며, 암 유병률은 10만명당 40명꼴이라고 한다. 우리 생각 이상으로 위험한 존재들이 세상을 활보하고 있다는 것이다.

소시오패스는 흔히 생각하는 범죄자나 잔혹한 살인마가 아니며, 드라마에 나오는 ‘쿨한’ 인물도 아니다. 그냥 ‘양심이 전혀 없는’ 인간이다. 보통 사람들은 모두 ‘감정적인 애착에서 오는 의무감’인 양심을 가지고 있다. 남에게 피해를 주면 미안하고, 혼자 남은 음식을 덥석 먹어버리면 뒤통수가 따갑다. 하지만 소시오패스는 “일말의 죄의식이나 양심의 가책 없이 무슨 짓이든 저지를 수 있는 사람이다”.

옳은 일이든 아니든 불도저처럼 밀고 나가는 상사, 가족을 트로피처럼 여기는 아버지, 아무런 동기도 이익도 없이 남을 괴롭히는 직장 동료, 미안함도 없이 부인에게 기생하는 남편 등 다양한 소시오패스의 사례를 풀어낸다. 소시오패스는 정신병이 아니며, 모두가 범죄자도 아니기 때문에 사회에서 떼어낼 수 없다.

저자는 양심 없는 그들로부터 양심 있는 우리를 지키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말한다. ‘당신 옆의 소시오패스’를 알아보고 물리치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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