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요철 선생의 이 책은 내가 근래 접한 글 가운데 가장 흥미로운 내용을 담고 있었다. 동서의 탁월한 철학사상가 다섯 분을 심리학에서의 성격유형이론(MBTI)을 적용하여 보다 심층적으로 이해하려고 하였다. 우선 그 착상부터가 참신하고 흥미롭게 다가왔다.

우리가 흔히 들어 이름을 알고 있는 저명한 철학자들을 이처럼 성격유형이론과 결부시켜 분석한 경우는, 나의 견문이 좁은 탓인지 모르겠으나, 처음이어서 자못 관심이 갔다. 거기에 더하여, 공자 소크라테스 아리스토텔레스 마키아벨리가 등장하는 것은 그러려니 하고 심상히 생각되었다. 그런데 저자가 이들 4인에 더하여 우리 근대의 민족지도자 도산 안창호 선생을 그들과 나란히 세워 고찰의 대상으로 삼은 것은 필자의 흥미를 배가시켰다,

잘 알려져 있듯이 도산 선생은 우리에게 비교적 친숙한 인물이긴 하다. 하지만 철학사상가로서 보다는 실천운동가로서의 이미지가 강하게 각인되어 있지 않았던가. 그런데 저자는 원효나 율곡 이이 다산 정약용이 아니라 하필 도산 안창호를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사상가로 선정하고 세계적 철학사상가들과 같은 레벨에서 조명한 점에서 매우 신선한 느낌을 받았던 것이다.    

그래서 도산 선생에 관한 서술을 먼저 읽어보았다. 저자는 도산을 <내향적 감정을 지닌 외향적 직관의 ENFP형>으로 분류한다. 따뜻하면서도 열정적인 변혁추구의 창시자이면서 자신의 신념을 타인들이 함께 공유하도록 촉진하는 역할을 했다고 요약했다. 듣고 보니 과연 그렇다고 공감이 갔다.

내가 아는 한 도산 선생은 우리 근대 역사에서 개인과 사회와 국가와 세계 전체를 근본적으로 혁신하려고 했던 변혁사상의 선각자이자 혁명운동의 선구자이다. 자신이 처한 시대적 과제를 근본적이고 총체적으로 꿰뚫어 본 데서 나온 결과였다. 그러면서 도산이 더욱 탁월했던 점은 동시대의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생각을 열정적으로 전파하고 그들을 자발적 동조자로 감화시킨 일이었다.

도산은 단지 자신의 생각을 개인적으로 실행에 옮긴 데 그치지 않고 다양한 조직을 만들고 지도하면서 결집된 역량을 발휘하였다. 그는 명실공히 사상과 실천의 양면에서 지도자의 역할을 수행하였던 것이다. 저자는 이같은 도산의 생애와 사상을 MBTI이론에서의 ENFP유형이라는 도구를 활용하여 잘 드러내 주었다.

나는 저자의 이 책이 우리에게 타인들을 잘 이해하게 해 줄 뿐 아니라 자기 스스로에 대해서도 장점과 약점 특징 등을 잘 파악하게 함으로써 자기계발과 인간관계의 증진에 크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실습교재라고 여겨졌다. 여기서 다루고 있는 다섯 분을 이해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이 책을 통해 습득한 안목을 활용하여 얼마든지 더 넓혀 갈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도 갖게 되었다. 참으로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고 매우 유익한 결실을 기대할 수 있는 책을 만났다. 이 기쁨을 많은 분들과 함께 널리 공유하고 싶다.

2021년 10월 흥사단 이사장 박만규      

 ‘나’의 약점과 결함을 보완하고 장점과 능력을 닦아내도록 이끄는 교양 철학서

나는 이요철님을 만나지 못하였다. 그러나 철학연구자 이요철님과 나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철학연구를 하고 도산 안창호의 삶과 사상을 연구하고 가르치며, 도산과 마찬가지로 보통 사람들의 삶에 관심을 가지고 ‘아래로부터’ 사람들을 이해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나는 처음에 이요철님이 mbti(성격 유형이론)를 바탕으로 철학자들을 연구하고 소개하는 책을 썼다는 말을 듣고 걱정하는 맘이 앞섰다. 사람의 생명과 정신을 특정한 성격 유형에 고정시키고 특정한 성격 유형의 틀 속에 가두지 않을까 염려했던 것이다. 그러나 책을 읽어보고서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았다. 그는 mbti를 결정론적으로 사용하지 않고 인간의 성격과 성향을 이해하는 방편과 도구로 사용한다고 명확히 말하였다.

그의 이런 접근은 위대한 철학자와 평범한 독자가 가까이 만나게 하며 철학자와 독자의 접촉점을 마련해준다. 위대한 철학자도 일반 독자와 같은 성격과 성향을 가진 사람이다. 다만 위대한 철학자는 우리와 같은 성격과 성향을 가지면서도 자신을 바르게 닦아세웠으므로 위대한 철학자가 되었던 것이다.

이요철님의 이 책은 위대한 철학자들을 우리 보통 사람들과 같은 유형의 사람들로 친근하게 소개할 뿐 아니라 보통 사람들이 자신을 보다 잘 이해하고 성숙한 인간이 되도록 이끈다. 위대한 철학자들도 처음부터 위대한 인물들이 아니라 독자들과 같은 성격 유형을 가진 평범한 인물들이었다. 그러나 그들은 자기의 약점과 결함을 보완하고 장점과 능력을 닦아내서 빛나는 삶과 정신에 이르렀다. 독자들도 자기의 약점과 결함을 보완하고 장점과 능력을 닦아내면 빛나는 삶과 정신에 이를 수 있음을 이 책은 밝혀준다.

이 책은 공자, 소크라테스, 아리스토텔레스, 마키아벨리, 도산 안창호와 같은 위대한 철학자들의 삶과 정신을 쉽게 이해하고 이들과 만나서 교감하고 소통할 수 있게 하는 교양 철학서다. 또한 이 책은 자기를 깨닫고 자기의 부족함과 결함을 바로 잡고 장점과 능력을 길러갈 수 있도록 안내하는 인문 교양서다. 이 책의 또 다른 장점은 글이 쉽고 간명할 뿐 아니라 군더더기 없이 간결한 내용과 명확한 논리로 쓰여져서 독자가 쉽고 편하게 읽을 수 있다는 것이다. 독자들에게 한번 읽어보시라고 권하고 싶다.

박재순 씨ᄋᆞᆯ사상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