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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뜨자…반도체株 `엔비디아·퀄컴·AMD` 고공행진

이종화 기자
입력 : 
2021-11-15 04: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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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 전문 `팹리스` 기업
수요 몰리며 주가 급등
지수 추종 ETF도 훨훨

종합반도체업체 인텔은
시장서 `올드보이` 취급
◆ 서학개미 투자전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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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공급난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퀄컴, 엔비디아, AMD 등 미국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업체) 기업이 다시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대표적인 미국 반도체 기업을 추종하는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연일 최고가를 갈아치우고 있다. 무려 한 달 사이 약 13% 급등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를 3배로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SOXL은 1개월 새 50.9% 올랐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기업은 엔비디아다. 엔비디아 주가는 지난 1년간 약 120% 급등했다. 엔비디아는 지난달 대만 TSMC를 제치고 세계 반도체 기업 시가총액 1위 자리를 차지하기도 했다. 엔비디아의 성장은 게임과 메타버스 시장이 뒷받침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엔비디아는 그래픽처리장치(GPU)가 주력인데, 게임과 메타버스 시장이 커질수록 엔비디아로 관련 수요가 몰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페이스북이 사명을 '메타'로 변경한 뒤 대규모 투자를 예고한 점도 엔비디아 성장에 한몫했다. 애런 레이커즈 웰스파고 애널리스트는 "엔비디아의 옴니버스는 산업, 제조, 디자인, 엔지니어링, 자율주행, 로보틱스 등 다양한 분야에 메타버스를 적용하는 데 '핵심 조력자'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생산하는 퀄컴도 3분기 호실적을 발표하며 주가가 반등했다. 지난 3일(현지시간) 퀄컴이 3분기 실적을 발표한 뒤 주가는 약 15.3% 올랐다. 여전히 올해 초 대비 하락한 수준이지만 시장 전망을 뛰어넘은 실적에 주가가 반등했다.

실제로 퀄컴의 3분기 실적을 보면 스마트폰 AP 관련 매출이 전년 대비 56% 증가했다. 미국 경제매체 CNBC는 공급망 문제에도 퀄컴이 좋은 실적을 거둔 것은 다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와 협력 중이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칩을 공급하는 파이프라인이 여러 개이기 때문에 공급망 병목현상이 있어도 제때 제품을 공급한 것이다. 지난달 분기 최대 실적을 발표한 AMD도 고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AMD는 올해 3분기 매출액 43억1300만달러, 영업이익 9억48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54%, 111% 증가한 수치다. 이처럼 AMD가 좋은 실적을 거둔 이유는 정확한 수요예측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인텔은 지난해에 못 미치는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주가가 하락했다. 인텔 최대 사업부인 클라이언트 컴퓨팅 그룹 매출이 전년보다 2% 감소했기 때문이다. 인텔이 종합반도체 업체(IDM)라는 점도 주가 하락에 영향을 준다는 분석이다. 성장성이 높다고 평가받는 팹리스 기업인 엔비디아, AMD, 퀄컴 등과 달리 시장에서 '올드보이' 취급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반도체 산업 축이 IDM에서 팹리스·파운드리 모델로 바뀌고 있다"며 "이에 따라 팹리스 업체는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지만 기존 IDM 업체는 올드보이 취급을 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인텔 이사회 임원들이 나서서 자사주를 매입하고 있다. 오마르 이시라크 의장은 100만달러어치, 디온 와이슬러 이사, 그레고리 스미스 이사는 각각 50만달러어치 자사주를 매입했다.

[이종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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